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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   목 글쓴이 등록일
185   부모의 책읽기 코칭이 아이의 진로를 결정한다  교육팀 17-05-24
 
  아이들이 자라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수없이 받는 질문입니다.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선생님, 과학자 혹은 의사나 변호사 등 너도나도 비슷한 직업을 말하지요. 하지만 어떤 일을 하는 건지, 자기와 적성이 맞는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진로를 제대로 정하지 못한 채 대학에 진학을 하거나 취업을 한 경우 전과나 전업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는 진로 교육을 적극 권장하고 있고 일선 학교에서는 진로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는 여전히 자녀의 진로교육이 막연합니다. 학교에서 한다니까 그냥 맡겨둬야 할지, 부모로서 도와야 할 건 없는지 고민이 되지요. 이럴 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책 읽기와 진로를 연결해 지도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책읽기가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가정에서도 충분히 성공적인 진로 독서를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인생을 즐겁게 하는 진로 독서

진로(進路)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의미합니다. 곧 어떤 목표를 세워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안내하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지요. 대다수 부모는 “어떤 일이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라” “뭐가 됐든 네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원해 줄게”하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물론 본심에서 우러나온 말입니다.

하지만 막상 아이가 성장하여 중고등학생이 되어 진학이나 진로를 결정할 때가 되면 부모 자녀 간의 갈등을 겪곤 합니다. 부모는 점차 유망한 직종을 추천하게 되고 아이는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때론 진로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아 어떤 일이 자기와 맞는지 모른 채 진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실 부모조차 이 사회에서 내 아이가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잘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앞으로 유망한 직종을 떠올리게 되고, 이를 위해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에 열을 올리게 됩니다. 상위권 대학에 가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것만 겉은 생각 때문이지요.

올해 대학에 입학한 정민이는 알찬 대학생활을 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으며 심지어 중고교 시절에 느끼지 못했던 공부의 즐거움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던 아이는 누구나 그랬던 것처럼 ‘과학자’의 꿈을 그리며 초등시절을 보냈습니다. 부모 역시 과학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의 당연한 생각이라고 여겼지요.

하지만 고등학생이 된 아이는 부모와 갈등을 겪게 됩니다. 의과대학에 가라는 부모의 억압 때문에 고민이 심했지요. 여전히 과학자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부모를 설득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정민이 역시 과학자의 길이 어떤 모습인지 막연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차에 책을 통해 ‘가이아 이론’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시스템 융합의 매력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생각하던 과학자의 꿈이 구체화되었음을 느꼈지요.

곧 부모를 설득하여 올해 생명공학과에 진학하였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자 대학생활이 활기찼고 공부는 어렵지만 즐겁다고 합니다. 아이의 얼굴에서 희망찬 미래가 보입니다.

대학 진학을 한 아이가 거론되고 낯선 용어가 등장하니 초등학생인 자녀에게는 아직은 먼 이야기라고 느껴질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부터 대학 진학을 준비하라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현재 아이의 관심 분야를 알고 있다면 주의 깊게 살피라는 의미입니다. 아이의 관심분야가 곧 진로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꿈을 키우는 독서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세계적인 지도자들은 어릴 적부터 풍부한 독서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리더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점은 그들 모두 한목소리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꾸준히 책을 읽을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성인이 되어서도 책 읽기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반기문, 정조 대왕, 처칠과 오프라 윈프리와 같은 글로벌 인재들은 아이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독서가라는 사실입니다. 이미 성공을 했는데도 독서를 꾸준하게 하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겠지요.

책 읽기로 선조들의 지혜를 얻을 수 있고, 전문 지식을 짧은 시간 안에 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삶의 멘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 세계 지도자나 지식인들은 어릴 적부터 읽었던 책 안에서 멘토를 찾았고, 지식을 얻었으며, 자기의 미래를 읽었습니다. 즉 자신에게 어울리는 삶과 길이 있다는 것을 터득했던 것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좌절이나 갈등, 고난의 시간이 없었을까요? 그들 역시 실패와 좌절, 고난과 역경을 거쳐 단단해졌지요. 살아가면서 겪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도 독서의 힘을 빌리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 아이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책을 많이 읽었다는데, 대한민국 학생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요?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나 임무 따위의 본보기가 되는 대상’을 롤모델이라고 합니다. 올림픽 우승 2관왕인 미셸 콴 선수는 김연아 선수의 롤모델로 잘 알려져 있지요. 우리나라의 피겨를 대표하는 김연아 선수는 운동을 하며 지치고 힘이 들 때 미셸 콴을 떠올리며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하지요.

롤모델은 자기가 하는 일을 더 잘하도록 격려하는 힘이 되어 줍니다. 롤모델이 있다면 그의 삶을 표본 삼아 게으르지 않으려고 노력할 거예요. 그래서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롤모델을 정하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롤모델이 있느냐고 물으면 의외로 없다고 답하는 아이들이 더 많습니다.

존경하는 사람이나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있지만 롤모델을 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자신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아이들의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롤모델을 정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롤모델이 없다고 진로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강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삶과 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를 때 독서는 마음의 힘이 됩니다. 꾸준한 책 읽기는 자신의 목표를 정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장기적인 목표뿐만 아니라 그에 맞는 단기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도 알려줍니다.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인과 지도자가 그랬듯이 책에서 멘토를 찾을 수 있도록 독서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정민이가 성공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데 독서가 큰 몫을 차지했듯이 아이들에게 고전이나 인물 이야기,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면 더 깊은 전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 읽기도 권해야 합니다.


책으로 만난 멘토는 독서동기를 부여한다

안타깝게도 책 읽기를 권한다고 하여 모든 아이들이 잘 읽는 것은 아니지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꾸준히 만들고 있으며, 독서 지도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독서를 하게 하는 데는 뭐니 뭐니 해도 부모와의 원활한 상호작용입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바로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준호는 책 읽기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아이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학교 공부에 열을 올리는 것도 아닙니다. 준호 어머니는 늘 그런 준호가 마음에 걸립니다. 쾌활한 준호의 장래희망은 의사라고 합니다. 그러자 준호 어머니는 “너처럼 공부도 안 하고 책도 안 읽는 아이가 무슨 의사가 되겠냐!"라며 타박만 했지요.

아이는 아직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말했을 뿐인데, 준호 어머니처럼 대부분 부모는 이때다 싶어 “의사 되려면 공부 열심히 해!”하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게 됩니다. 철없는 아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준호 어머니에게 ‘장기려 박사’이야기를 권해 주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대량 간 절제 수술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이 떠올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 진료를 해준 의사로도 유명한 분이죠.

준호가 이 책을 읽다 보면 의사가 하는 일이나 직업윤리를 알게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여서 읽혀보라고 했습니다. 평소 독서를 즐기지 않는 아이라 첫 장을 펼치기까지 2주 걸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끝까지 읽었고, 다 읽은 뒤 엄마에게 “엄마 한국전쟁이 언제 일어났어요?” 하고 물었답니다.

이럴 때 부모는 고도의 코칭 기술을 발휘해야 합니다. 바로 답을 해 줄 것인가, 아이에게 되물을 것인가, 혹은 그런 질문을 왜 하는지 물을 것인가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한 뒤 이야기 나누기를 시도해야 합니다. 물론 서로 주고받는 말에 따라 질문이 달라지겠지요.

준호 어머니는 지혜를 발휘하여 장기려 박사 이야기 이후에 한국전쟁에 대한 책 읽기를 시도했고, 전쟁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은 준호는 다른 전쟁과 비교하기 위해 또 다른 책을 권해달라고 했습니다. 장기려 박사 이야기 읽기로 ‘의사의 꿈’을 더 굳히든 말든 알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아이가 흥미롭게 책 읽기를 시도했고 또 다른 책 읽기의 동기를 부여받았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진로와 관심을 가지고 관련 책 읽기를 지도하게 되면 같은 종류의 책이 아니더라도 또 다른 책 읽기의 동기를 유발합니다. 책에서 만난 멘토가 멘티에게 또 다른 독서의 길을 안내한 셈이지요.

가장 중요한 코칭 기술은 자녀에 대한 신뢰

그렇다면 진로 독서에 적합한 책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인물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이가 관심 갖는 분야의 책일 수도 있으며 직업을 안내하거나 성공한 직업인이 자신의 일을 소개하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문학 책에서 만난 인물들이 자기 일에 열중하는 장면도 진로독서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진로 독서를 위한 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지요. 진로 독서의 핵심은 ‘어떤 책을 읽게 할 것인가’ 하는 점 보다 ‘읽기 코칭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인물 이야기를 읽었다면 인물의 업적보다는 삶의 태도를 강조해야 합니다.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으며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만약 아이가 인물이 하는 일과 관련된 진로를 택하겠다고 하면, 멘토로 삼을 수 있음을 덧붙여 말해주면 됩니다.

아이의 관심분야를 알고 있다면 관련 도서를 읽히면 됩니다. 다만 진로와 관련지어 안내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새로운 정보를 알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가이아 이론’을 알게 된 정민이가 생명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데는 재미있는 과학책을 읽기에서 그친 게 아니라 진학과 관련지어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정민이처럼 학문 연구와 연계하거나 혹은 관련 학문을 연구한 인물을 검색하여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진로 독서에서 부모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자녀의 책 읽기만 열중하여 지도할 것이 아니라 아이의 미래를 존중해 주고, 진로에 대한 희망, 기대감을 갖게 해 주는 일입니다.

부모의 존중을 받은 아이는 자존감이 높고 이는 자아효능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어떤 일이 됐든 부모의 신뢰 속에서 자란 아이는 자아효능감이 높아진답니다. 따라서 아이의 밝은 미래를 위해 당장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온 마음을 다해 아이를 믿는 일입니다.